2주째 인기 톱 "가문의 영광"…빌보드 1위 '파 이스트 무브먼트' 한인 멤버 아버지 노형건씨

방송인이자 음악가인 노형건씨가 아들 제임스 노 군이 주축을 이룬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음반을 들어 보이고 있다. 노형건·성애씨 부부와 아들 제임스 노 군은 종종 함께 무대에 올라 음악으로 하나가 되기도 했다.

"노형건씨 정말 축하해!" "어쩜 그리 훌륭한 아드님을 두셨어요."

방송인이자 음악가로 유명한 노형건씨는 요새 축하 인사를 듣느라 정신이 없다. 최근 아시안 아메리칸 최초로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이하 FM)의 한인 멤버 프로그레스(본명 제임스 노)가 노형건.성애 부부의 외동 아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인.한국계를 망라하고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라 벌써 2주째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역사에 길이 남을 '가문의 영광'이다.

"요샌 어딜 가도 절 보면 제임스 얘기들만 하세요. FM이 빌보드 1위를 하는 덕에 덩달아 어깨가 으쓱해졌다는 분들도 많고요. 어린 아이들에서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모두 좋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보스턴 오하이오 뉴욕 한국까지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저희 온 가족도 아들녀석의 경사에 하나가 됐답니다."

UCLA를 나와 로욜라 로스쿨에서 법조인의 길을 준비하던 아들이 대중음악의 길을 간다 했을 때만 해도 부모의 근심은 깊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 정통 클래식 음악가인 부모에게서 힙합 음악을 하는 아들이 나올 줄이야…. 노형건씨는 "클래식 음악을 한댔으면 업고 다녔을텐데 어디서 말도 안되는 거친 음악을 들고 오니 걱정이 앞섰다"며 "'이걸 꼭 해야겠니'하고 몇 번이나 물었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힙합 음악이 워낙 생소하고 이미지가 안좋다보니 아직도 걱정이 많아요. 하지만 이젠 걱정보다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려고요. 고생 끝에 이런 기적을 이룬만큼 코리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니의 자랑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자기 관리 잘 하고 열심히 활동하라고 조언해주고 있어요."

조만간 노형건씨의 문화 선교활동을 지지해주던 후원자들을 중심으로 FM 팬클럽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FM의 성공을 커뮤니티의 기쁨으로 여기고 이를 통해 한인 사회의 문화적 역량과 세대간 화합을 도모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한인타운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인만큼 자주 들러 한인들께 인사도 드리고 공연이나 사인회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노형건씨는 "제임스가 언제나 겸손하고 최선을 다하는 뮤지션이 됐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며 "좋은 며느릿감 만나 궁극적으로는 문화선교사가 될 수 있도록 기도 중"이라며 선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LA 중앙일보에서 발췌